카테고리 없음

린치 증후군과 가족력으로 대장암을 마주한 이야기

민지Mom 2024. 9. 7. 18:46

린치 증후군과 가족력으로 대장암을 마주한 이야기

저는 4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평소 건강에 대해 큰 고민 없이 지내왔습니다. 운동도 꾸준히 하고, 식단도 나름대로 균형을 맞춰가며 관리를 한다고 자부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언제나 마음 한편에 불안함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가족력 때문이었습니다.

 

린치 증후군과 가족력
린치 증후군과 가족력

 

우리 가족 중에는 대장암으로 고생하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아버지께서 50대 초반에 대장암 판정을 받으시고 투병 끝에 돌아가셨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래서인지 대장암이라는 단어는 저에게 매우 민감하게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막상 제 건강을 위해 병원을 찾는 건 항상 뒤로 미뤄졌습니다.

 

 

유전자 검사: 린치 증후군

 

 

어느 날, 친구의 권유로 병원에서 유전자 검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 검사 결과가 저의 인생을 바꿔놓을 줄은 몰랐습니다. 검사 결과 저는 '린치 증후군'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린치 증후군이라는 이름조차 생소했지만, 의사 선생님께서 자세히 설명해 주셨을 때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린치 증후군이란 특정 유전자의 변이로 인해 발생하는 유전 질환으로, 대장암을 비롯해 다양한 암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고 하더군요. 의사 선생님은 유전성 대장암의 한 형태라고 설명하시며, 특히 저처럼 가족력이 있는 경우는 반드시 주기적인 검진과 관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린치 증후군의 원인과 대장암 위험성

 

린치 증후군의 원인은 세포의 DNA를 정상적으로 복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불일치 복구 유전자'의 변이에 있다고 합니다. 그중 대표적인 유전자들은 MLH1, MSH2, MSH6, PMS2로, 이 유전자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세포는 DNA 복제 과정에서 생기는 작은 오류들을 제대로 고치지 못하게 됩니다. 평소라면 별다른 문제 없이 수리되었을 오류들이 쌓이게 되고, 결국 그 결과로 암 발생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진다고 합니다. 이 과정은 저처럼 린치 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에게 매우 치명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린치 증후군을 가진 사람은 평생 동안 대장암 발병 확률이 일반인에 비해 무려 70~90%나 된다고 합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저는 아버지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만약 아버지가 그때 유전자 검사를 받고, 더 일찍 대장암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셨다면 결과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린치 증후군은 그만큼 조기 발견과 관리가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암을 예방하거나, 초기에 발견해 치료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린치 증후군은 대장암 외에도 자궁내막암, 위암, 난소암, 방광암 등 다양한 암 발병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린치 증후군 진단을 받은 이후, 의사 선생님의 권유로 저는 대장 내시경뿐만 아니라 여러 암에 대한 정기적인 검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린치 증후군을 안고 살아가며

 

린치 증후군을 알게 된 후, 저는 제 삶의 우선순위를 다시 정해야 했습니다. 이전에는 대장암이 나와는 먼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살았지만, 이제는 제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때로는 이런 과정이 번거롭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것이 저와 제 가족을 지키는 길임을 알기에 기꺼이 감수하고 있습니다. 가족력으로 인해 대장암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지만, 린치 증후군이라는 유전적 요인까지 알게 된 이후로는 그 두려움이 더 커진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두려움이 저를 마비시키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 정보를 알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저에게는 축복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버지께서는 그 기회를 누리지 못하셨지만, 저는 다릅니다. 그리고 제 아이들도 저와 같은 위험을 지닌다면, 그들에게도 이 사실을 알려줄 것입니다.

 

결론

린치 증후군은 완치가 가능한 병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것을 안고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주기적인 검진과 예방을 통해 암 발생 가능성을 줄이고, 만약 암이 발생하더라도 초기에 발견해 치료할 수 있는 기회를 높이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처 방법입니다. 저처럼 가족력이 있거나, 린치 증후군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꼭 검사를 받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지금 당장은 건강해 보일지 몰라도, 이런 작은 예방 조치들이 나중에 큰 차이를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저의 이야기를 통해 린치 증후군에 대해 알지 못했던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저처럼 두려움과 불안 속에서 살고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혼자가 아님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이겨낼 수 있습니다.

반응형